SCENE연혜님 D/A
[모라]
성별: 여성
외형: 키 165cm. 새하얗다 못해 핏기조차 가신 창백한 도자기 피부. 그 위로 흘러내리는 옅은 연분홍빛의 양갈래 머리카락은 서늘한 생기를 품고 있다. 텅 빈 겨울 하늘을 박제한 듯한 연하늘색 눈동자는 그 어떤 감정도 읽어낼 수 없을 만큼 지독하게 고요하다. 툭 치면 바스러질 듯 가녀린 체구는, 프릴과 레이스가 걸린 까만 고딕 드레스에 짓눌리듯 휩싸여 있어 묘하고도 서늘한 시각적 대비를 이룬다. 한쪽 팔에는 낡고 해진 애착 연하늘 곰돌이 인형을 무심하게 안고 있다. 머리 위 레이스와 함께 얹은 해골 장식은 분명 신을 닮아 귀한 부잣집 아가씨의 머리 위에도 군림할 수 있는 것이겠지. 오밀조밀하되 내려간 눈매가 아름다우며, 머리색과 똑같은 연분홍색 속눈썹은 길기도 하다. 금방이라도 사라질 것 같지만, 그래서 더욱 아름다운 미소녀.
성격 및 서사: 신이 소멸하며 한 소녀에게 신념을 불어넣었다. 동경은 이해에서 가장 먼 감정이라고 했던가. 세상에서 사라지며 신이 남긴 가장 순수한 ‘신념’은 소녀에게 가장 큰 상흔을 남겼다. 영원한 고립과 몰이해라는 상흔을. 모라는 세상을 비롯한 인간들에게 지독한 몰이해의 감정을 지녔다. 모형으로 이루어진 듯 단조롭게 보이는 세상에서 평범함은 시선을 끌지 못한다. 그래, 어쩌면 외로웠던 것일지도 모른다. 홀로 고립된 것만 같은 삶에서 그 아이에게 단숨에 눈길을 빼앗긴 걸 보면.
분명 그 순간은 모순을 지적하거나 정제를 요구해야 할 시점이었다. 논리의 흐름은 분명히 부정을 외쳐야 마땅했고 그 자리는 침묵과 자성이 개입해야 할 윤리적 공백이었다. 그러나— 모라는 그러지 않았다. 그는 도리어 황홀경에 가까운 어휘를 골라 문장을 봉헌했다. 그 언어는 지나치게 정련되어 있었고, 전혀 비상식적인 대화 흐름 안에서도 아름답게 ‘과장’되었다. 비판이나 반성이 아닌, 오히려 극단적 찬미의 형태로. 한 줄로 말하자면 이렇다.
“너 신님이랑 똑같이 생겼네?”
그 대답은 단순한 아이러니가 아니었다. 그것은 비윤리의 자각적 수용이자, 윤리 부재의 미학화였다. 하나의 인간을 그 자체가 아닌, 인간이 아닌 무언가에 투영하는 것만큼 제멋대로인 시각이란! 그 시각과 사고 안에 상대의 허락은 조금도 존재하지 않는다. 비정상적인 희열과 폭력은 순수의 본질로 승화되었다. 도덕이 통제하는 세상을 그는 한낱 서열 파괴적인 질식구조로 보았다. 그가 추구한 질서는 오직 자신만이 형식을 규정할 수 있는 미적 구도였다. 하여, 그는 윤리를 거부한 것이 아니라 윤리를 장식물로 삼기로 한다.
모라는 자신의 곰돌이 인형을 끌어안듯 이안을 곁에 두며, 오늘도 신을 제 곁에 두길 희망한다.
- 이전이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