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관

작성자: 김유동 작성일: 2026.06.06

[세계관]

세상을 피로 물들인 신은 제 앞에 당도한 거대한 업보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종내에는 스스로의 육신과 영혼을 찢어 세상을 저주했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그 파편들은 가장 기묘하고 아름다운 이단이 되어 땅을 맴돌고 있다.


세상은 핏빛으로 물들었던 ‘그날’ 이후, 신앙을 잃은 사람들은 서서히 침몰해 갔다.


영원히 걷히지 않는 짙은 안개가 삼켜버린 고딕 양식의 거대하고 낡은 성채. 신은 소멸하며 자신의 가장 순수한 ‘신념’과 가장 끔찍한 ‘원죄’를 지상에 남겼고, 세상의 끝자락에 위태롭게 서 있는 이 고립된 공간에, 신의 유산을 짊어진 두 아이가 머문다.